2025년 6월 23일 (월)
느헤미야의 금식과 회개의 기도
4 내가 이 말을 듣고 앉아서 울고 수일 동안 슬퍼하며 하늘의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하여 5 이르되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이여,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간구하나이다. 6 이제 종의 기도를 들으시옵고 주의 종들인 이스라엘 자손이 주 앞에 기도하오니, 우리가 주께 범죄하여 범죄하였나이다.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하여 …”
(느헤미야 1:4-6, 개역개정)
예루살렘의 성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은 느헤미야는 즉각 ‘앉아서 울고’(4절) 슬퍼합니다. 그는 개인의 안위보다 하나님 나라의 영적 현실을 먼저 바라봅니다. 성벽의 붕괴는 단순한 도시 방어선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 땅에서 조롱당하고 있다는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느헤미야의 첫 반응이 행동 이전에 눈물과 금식으로 드려진 기도였다는 사실은, 모든 영적 회복은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일깨웁니다.
느헤미야의 기도에는 ‘나’와 ‘우리’가 자연스럽게 교차합니다. 그는 조상의 죄와 민족의 실패를 자신의 책임으로 끌어안고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하였다”(6절)고 고백합니다. 공동체적 회개는 다른 사람을 향한 비난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한 몸 된 지체를 품는 사랑의 행동입니다. 오늘 우리도 세상과 교회의 상처 앞에서 손가락질보다는 십자가 아래 함께 무릎 꿇는 연대의 회개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깨어진 성벽뿐 아니라 무너진 마음도 다시 세우시는 분이심을 경험하게 하십니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빈 손을 일으켜 세우시어, 그분의 일하심에 동참하게 만드는 가장 실제적인 능력이다.”
– 리처드 포스터
느헤미야는 눈물의 기도 후 왕 앞에 담대히 섰고, 결국 성벽 재건의 길을 열었습니다. 금식과 간구는 무기력한 현실을 외면하는 도피가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도록 영적 전선에서 싸우는 믿음의 행동입니다. 우리의 금식과 기도 역시 하나님을 움직이는 주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움직여 세상 속에 파송하시는 통로가 됩니다.
- 최근 내 마음을 무너뜨린 소식 앞에서 나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느헤미야처럼 기도로 가져온 일이 있는가?
- ‘공동체적 회개’가 오늘 내 신앙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다시 세우기를 원하시는 ‘무너진 성벽’은 어떤 영역일지 조용히 돌아보자.
주님, 느헤미야의 마음을 제게도 부어 주옵소서. 무너진 현실을 보며 탄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눈물과 금식의 기도로 주 앞에 서게 하시고, 공동체의 죄를 내 책임처럼 끌어안는 사랑을 허락하소서. 주님의 손에 붙들려 무너진 곳을 다시 세우는 도구로 사용해 주시기를 간절히 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